2024 New Year Eve

December 31, 2023

새해 전날 (여기선 New Year Eve, NYE로 부릅니다) 입니다. 지금까진 구글에서 Anniversary가 되었을 때 리뷰하는 글을 썼었는데,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, 그 보다는 새해를 기념으로 되돌아보는 글을 쓰는 게 맞을 것 같네요.

먼저, 올해만큼 다사다난했던 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. COVID로 락다운 되었던 해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, 올해는 아마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네요.

1월21일에 급작스레 구글에서 12,000명을 레이오프 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제가 있던 팀도 같이 레이오프 되었습니다. 혼자만 레이오프 되었다면 내 실력때문인가 자책했을텐데, 모두 공평하게 짤리는 바람에 이게 Business Decision이라는 생각이 들어 괴로움이 덜 했네요. 그 결정이 결국은 잘 못 되었다는 걸 디렉터나 그 윗 사람들이 나중엔 깨달은 것 같지만, 그건 뭐 저에겐 더 이상 상관없는 일이죠.

그렇게 타의로 구글을 떠나고 애플에서 일하게 되었죠. 구글을 떠난다면 언젠가 한번은 일해보게 될것 같았던 애플에서 감사하게 일자리를 주어 기대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.

잘 안되더군요. 기업 문화의 차이를 절실히 느끼고 기회가 되어 다시 구글로 돌아왔습니다. 애플이 최악의 회사라는 의미는 아니고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것 같습니다. 저에게는 애플보다는 구글이 더 맞더군요.

그렇게 처음 입사했던 팀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. 돌아와 보니, 전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되어있었고,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었던 동료들은 이미 팀에서 고인물이 되어있네요. 다행히 반갑게 맞아 주었지만, 이 차이로 인해 꽤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생기고 있긴 합니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, 여전히 일은 재미있고 배울 게 많습니다. 기존에 하던 스토리지도 아니고, 시큐리티도 아니고, 와이어리스 분야도 아니고, 새로운 머신러닝 분야라 모르는게 정말 많습니다. 게다가 기존에 하던 IP 디자인이 아니고 탑레벨 디자인이라, 이것 또한 제가 하던일과 꽤 다르네요. 그래도 기존에 있던 팀원들이 잘 도와주고 있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습니다.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프로젝트이다보니 잘 되어서 결과물이 나오면 뿌듯할 것 같네요.

리뷰

4년째 되었을 때 쓴 글을 돌이켜 보면, 달리기는 심적으로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4월 이후엔 거의 하질 못하고 있네요. 덕분에 피곤은 조금씩 쌓이는 듯 합니다. 내년엔 로잉머신이라도 사서 다시 체력을 좀 길러야 할 것 같네요. 아니면 회사 짐에서 로잉머신을 하던지요.

한 일에 대한 요약은, 거의 습관으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. 애플에서 일할 때 부터 Devonthink를 이용해 매일 로그를 남기고 있습니다. 이게 쌓이다보니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. 애플을 떠나면서 그 자료는 다 지우고 나왔지만, 구글에서도 다시 Devonthink를 이용해 정보를 쌓아가고 있습니다.

할 일은 예전에 사용하던 OmniFocus를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. 온라인 싱크를 사용하면 좋겠지만, 회사 정책상 금지되어 있어서 DevonThink나 Omnifocus나 로컬에서만 사용하지만, 그럼에도 여전히 관리하는 데 최고의 도구들인 것 같습니다.

영어는 여전히 부족하다 느낍니다. 애플에서 일할 땐 그래도 영어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습니다. 다 외노자이다보니 실력이 비슷비슷해서 영어 실력에 대한 부담없이 토론할 수 있었습니다. 구글에 다시 오니,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게 다시 느껴집니다. 그러나 예전만큼 주눅들거나 하진 않네요. 그동안 열심히 녹음하고 듣고 다시 생각해보고 했던 것들이 조금씩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.

최근엔 녹음을 DJI Mic 2로 하고 있습니다. 이걸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데 아직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. 제가 원하는 기능은:

  1. 녹음을 하면서 Transcribe도 해주는 기능. 녹음된 파일이 저장되어 다시 들어볼 수 있고, 받아쓰인 텍스트를 볼 수도 있도록.
  2. 녹음된 세션을 요약해 주는 기능.

OpenAI 의 Whisper와, ChatGPT를 이용하면 받아쓰기, 요약이 모두 가능할 것 같은데, 요약을 로컬에서 할 방법이 없네요. 잠깐동안 Naver HyperClova을 써 보았는데, 영어로 녹음을 하다보니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가 없었습니다.

구글 픽셀에서 쓸 수 있는 Recorder 앱이 가장 근접한 것 같은데, 최근에 아이폰으로 바꾸면서 쓸 수가 없어서 아쉽긴 합니다.

계획

2024년은 아마도 일에 더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. 승진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, 팀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맡은 일은 깔끔하게 처리해서 좋은 인상을 남겨야겠죠.

영어는 계속 열심히 노력해야겠죠. 여전히 실력이 잘 늘지 않지만,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는 게 보여서 멈추기엔 아쉽습니다. 시간이 좀 더 허락한다면 개인 강습도 받고 싶지만, 그건 좀 어려울 것 같네요.

비행은 아쉽게도 올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데, 내년엔 자리잡히고 나면 다시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. 자주 연습할 수록 좋다고는 하는데, 그럴 사정이 되진 않을 것 같고,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.